홈> 전문가 칼럼> 최승후 교사의진로진학 마중물

농어촌 전형, 6년 동안 읍·면 살아야 지원 가능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이하 농어촌 전형)은 지방자치법 제3조에 따라 읍·면 지역 및 도서·벽지 지역에 거주 및 그 지역 학교에 재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정원의 4% 이내(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10% 이내)에서 정원외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도시지역보다 교육적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어촌 학생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1996년 도입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 언론에서 “무늬만 농어촌 학생이 많고, 도시지역 학생들과의 역차별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반향을 불러왔다.

올해 농어촌 전형의 모집인원은 총 1만140명이고 그 가운데 정시는 1300명(12.8%), 수시는 8840명(87.2%)이다. 그리고 작년에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약 380명이다. 2017학년도 전체 수시 비율 69.9%에 비해 농어촌 수시 비율이 87.2%로 매우 높아서 농어촌 학생들은 수시에 지원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이 농어촌 수시에만 올인하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수시로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빠져나가기 때문에 정시에서 의외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농어촌 전형 수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지 않다. 수도권에서는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홍익대와 일부 보건계열 학과 정도뿐이다. 이 때문에 농어촌 학생들이 수능 공부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 농어촌 학생들의 학업역량 강화를 위해서 낮게라도 수시 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한두 개 둘 것을 제안해본다.

다른 전형도 마찬가지지만 농어촌 전형도 수시에서 갈 수 있다면 가는 것이 좋다. 다만, 내신이 나쁘거나 비교과 관리가 안 된 농어촌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가고 싶을 때는 정시를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어촌 전형 지원 자격은 지난해부터 중·고 6년을 읍·면에 살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6년 동안 하루라도 ‘동'에 거주했다면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없다. 본인이 자격이 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첫째, 유형Ⅰ(중·고 6년-부모와 함께 거주)에 해당하면 농어촌 전형이 있는 모든 학교에 지원이 가능하다. 둘째로 유형Ⅰ과 유형Ⅱ(초·중·고 12년-부모와 비거주)에 모두 자격을 주는 대학이 119곳 있다. 가천대의 경우 유형Ⅱ는 인정하지 않는다. 초·중·고 12년을 읍·면 지역에서 학교를 다녔어도 부모와 함께 거주하지 않았다면 인정이 안 된다.

농어촌 전형은 모집인원이 적어서 일반전형과 달리 수시·정시 가운데 한쪽에서만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도권 주요 대학만 살펴보면, 수시에만 선발하는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서울과학기술대, 동덕여대 등이 있다. 그리고 수시 미충원 이월 인원만 선발하는 대학에는 건국대, 광운대, 가톨릭대, 가천대, 경인교대, 국민대, 단국대, 명지대, 삼육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인하대 등이 있다. 광운대는 수시에서 정원 내 고른기회(학생부종합) 전형으로 60명, 정원 외 농어촌학생(학생부종합)으로 67명을 1단계 서류 100%(3배수), 2단계는 1단계 성적 60%와 면접 40% 성적을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정시에서는 정원 외 농어촌학생(학생부종합)으로 서류평가 60%와 수능 40% 성적을 합산하여 수시 이월 인원만 선발한다.
 
농어촌 전형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아직은 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경제적·문화적 편차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감수할 필요가 있다. 이 전형의 지원 자격이 작년부터 6년으로 강화되면서 주소지만 읍·면 지역으로 옮겨 지원 자격을 얻는 무늬만 농어촌학생도 거의 사라졌다. 농어촌 소재지에 학교가 있더라도 특수목적고(외고, 국제고,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 마이스터고) 등은 지원이 불가하다. 또한 수억원대 전원주택에 살면서 강남에서 고액과외를 받는 농어촌 학생이 많다는 최근의 신문기사는 침소봉대된 극소수의 사례다. 오히려 건국대는 이 전형 선발 인원을 60명에서 77명으로 대폭 늘렸다. 농어촌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적응도 잘하고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역마다 교육적 혜택이 불평등하다면 그 불평등이 해소될 때까지 농어촌 전형은 지속돼야 한다. 불평등한 것은 불평등하게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http://www.ahahani.co.kr

http://goo.gl/LAOrzu 수학이 재미있어지는 한겨레 수학 캠프

http://goo.gl/F5iSUg 글쓰기와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학생기자 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