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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럴 거면 나가!’ 진짜 나갑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윤다옥 교사의 사춘기 성장통 보듬기


 
몇년 전 옆집 네댓 살짜리 아이가 엄마한테 내쫓겨 현관문 밖에서 울고 있는 걸 본 적 있다. 아이가 10살만 더 먹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욱해서 나간 아이가 집에 안 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얼마 전 상담했던 엄마도 엄격하지만 친구같이 키운 아이가 ‘왜 저래’ 하는 불량하고 날 선 눈빛으로 바라봤을 때 당혹스럽고 무서웠다고 한다. 자신이 알던 아이의 모습이 아니란다.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친구집에서 잔다며 자꾸 외박하려고 하고, 위험해서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을 거짓말까지 보태가며 하는 아이를 혼내고 달래기도 했지만, 일탈은 더 심해지고 아이와 사이도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고 했다.

 

사춘기가 되면서 아이들의 시선은 외부로 확장하고 도전적인 빛을 띤다. 이 시기 아이들은 속내를 알기 어렵다. 또 부모의 말이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일쑤다. 그런 상황을 겪다 보면 부모 또한 아이를 위해 애썼던 것들이 다 소용없는 것 같아 상실감과 억울함, 분노가 생기기 쉽다.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에 정도의 차이는 있다. 특히 과한 경우라면 직접적이고 분명한 원인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개는 아이 마음에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각지 못했던 말이나 행동이 아이 마음에 남아 있었던 것일 수 있다. 학교생활, 친구 관계나 학업에서 상처나 마음앓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타당하든 타당하지 않든 아이에게 숨 막히는 고통인 셈이다. 그래서 그게 뭔지 세심히 살펴보고,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한다.

 

가정과 부모에게서 더 벗어나지 않도록 격한 말이나 행동은 조심하자. “너 그럴 거면 나가”, “네 맘대로 해, 너 포기했어”라는 식의 말, 아이를 때리거나 아이의 물건을 부수는 행동은 안 된다. 거친 말이나 행동은 아이에게 엇나갈 구실을 준다. 화가 나서 뛰쳐나가게 되면 장기 가출이나 장기 결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문제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돈 떨어지면 들어오겠지’ 생각하면 곤란하다. 요즘은 아이들이 밖에서 꽤 오래 버틸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기 쉽다.

 

아이 요구는 어디까지 들어줘야 할까? 사춘기 단순한 삐뚤어짐이라면 너그럽게 넘기는 게 필요하지만, 정도를 넘는 행동에는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실행해야 한다. 물론 그것이 너무 엄격해서 아이를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고, 건강한 관계 맺기가 안 됐다면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의 방황을 수용하고 상처가 나아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또한 적대적인 아이의 모습이 다가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분명 그 순간 부모를 가장 무시하고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면에는 여전히 사랑받고 싶어 하는 여린 마음이 있다. 그렇지만 갈등 상황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개인적인 상처와 서운함으로 깊이 받아들이진 않았으면 좋겠다.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