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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92]
북핵 폐기 게임이 북핵 용인 게임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쏘 아대는 요즘 북한의 핵을 용인하거나 주한미군 철 수를 얘기하면 당장 ‘종북’이라고 딱지가 붙을 것이 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미국에서, 그것도 미국 안 보와 국방을 주도한 현실주의 주류 진영이 그 근 원이다.

먼저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다. 지난 27년 동안 공화·민주 7개 행정부에서 정보·국방 고위 관리로 일한 그는 미국의 표준적이고 주류적인 안 보·국방관을 대표하는 이다. 그는 지난 11일치 <월 스트리트 저널>에 자신을 인터뷰한 한 칼럼니스트 의 글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할 수 없 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체제 인정과 체제 교체 포 기, 북한과의 평화협정, 한국 내 군사력 구조 변화 를 제안했다. 한국 내 군사력 구조 변화란 한-미 합 동훈련 및 주한미군 주둔 변화를 말한다.

그는 더 나아가 북한에 10~20개의 핵무기 보유 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더이상의 핵무기나 운반 능 력을 개발하지 않는 정밀사찰을 제시했다. 그는 이 런 제안들을 중국에 내밀어, 중국이 북한에 관철 하지 못하면 아시아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전면적 인 군사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가정 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이다.

그는 16개 미 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으로 재직 하던 2016년 10월25일 외교위원회(CFR)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최선은 (북한의 핵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발 언에 앞서 그해 5월 한국을 방문해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경우 한국이 얼마나 양보할 수 있는가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지난 6월말 한국에서 열린 포럼 인터뷰에 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불가능하다며, 평양에 미국의 이익대표부 개설을 시작으로 평화협정 체 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요지는 북한 핵을 현실로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북한과의 관계 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지난해부터 북한 핵을 인정한 상태에서 현실 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핵 과 관련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피해를 제한하는 게 전부”라며 북한 핵 전문가인 시그프리트 헤커 박사의 ‘3노(No)’ 제안으로 협상을 제안했다.

즉 ‘북 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건 이미 너무 늦었 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핵물질 추가생산 금지, 핵 성능 향상 금지, 기술이전 금지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미국의 지난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다뤘던 국방 안보 책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북핵 해결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 핵의 ‘완 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CVID) 를 공식 추진했으나, 이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개 발’(CVID)을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북 한은 핵과 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 가역적으로 개발한 뒤에야 협상에 나설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을 통한 북핵 해결책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사이에 둔 미-중 간의 패권 다툼이나 나눠먹기가 될 수 있 다는 것이다. 게이츠 전 장관의 북핵 용인 주장도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한 제안이다. 한반도 북쪽에 대한 중국의 영향권을 전적으로 인정해주거나, 아 니면 한반도를 핵심으로 한 아시아에서 중국과의 전면적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현실주의 외교의 대부 헨리 키신저도 30일 치 <뉴욕 타임스>에 북한 붕괴 뒤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를 중국에 약속해 중국의 우려를 달래자는 주 장을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북한 정권 체제 붕괴 뒤에 올 것을 중국과 먼저 합의한다면, 북한 핵문 제를 해결할 더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믿는 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제안을 렉스 틸러슨 국무 장관에게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가 여전히 북핵과 북한을 놓고 종북이니 용 공이니 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 미 국과 중국은 북핵을 용인하는 것을 놓고 한반도를 다시 요리하려 한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현 실을 타개할 답을 찾지 못하고, 현실을 추종하고서 는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북핵 위기를 기회로 바 꾸려면, 한국이 앞서는 대담하고 창조적인 접근이 절체절명으로 필요한 순간 이다.




 

읽기 도우미



미국의 북한 핵 정책의 변화


미국의 정책은 원래 북한 핵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북 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 자체도 위협적이지만 특히 테러집단에게 넘어갈 경우 미국 본토가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6 자 회담도 연 적 있고 중국을 통해 압력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북 중 사이에 무역로가 20여개 있는데 중국에서 석유와 식량을 수입 하는 북한은 무역로가 막히면 6개월 이상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주한 미군이 압록강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바로 미군과 국경을 맞닿게 돼 국가 안보에 아주 위험하므로 대북 압력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사거리가 거의 미국에 다다를 정도가 되고 핵탄두 소형화할 경우 미국 본토가 직접 위 협받게 됐습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및 핵 능력이 어느 정도 수 준에 이른 지금, 완전 핵폐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미국 일부에서 나오는 겁니다.

기존의 탄도 미사일 및 핵 개발 수준에서 동결하 고 더 이상 향상 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되면 남한 정부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겁니다. 북 한과 미국 사이에 직접 교섭, 또는 중국까지 낀 3자 협상으로 진 행될 뿐 남한이 낄 자리가 없어지게 되는 겁니다.

정리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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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 “북한 ICBM 내년엔 미국 타격 가능”


북한이 이르면 내년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대륙 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할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는 미 국 국방부 보고서 전망에 대해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정통한 미 사일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나섰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달 28일 2차 시험 발사한 ‘화성-14형’ 을 두고서는 대기권 재진입(re-entry)에 실패했다고 분석하며, 북한이 추가로 발사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전 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미사일 방어 분 야)은 이날 존스홉킨스대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언론 브 리핑에서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의 전망을 언급 하면서 “김정은이 어떤 기준을 설정했는지에 달렸지만, 내년에 (미 본토에 도달할 ICBM의)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엘먼 연구원은 “만약 미국과 옛 소련, 중국, 프랑스처 럼 90% 이상의 (ICBM) 신뢰도를 원한다면, 2~4년간 20여 차 례의 시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침략자를 억제하 는 데 충분한 정도의 신뢰도를 원한다면 그저 5~6차례 시험으 로 그러한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며 “이미 북한은 두 차례 시험 을 했다”고 지적했다. (…)

엘먼 연구원은 또 북한이 두 차례 시험 발사를 마친 화성-14형 미사일에 대해 “재진입체 150㎏, 핵폭탄 500㎏, 합쳐서 약 700㎏ 무게의 적절한 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서해안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디에이고까 지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이승우 특파원, <연합뉴스> 2017-08-01,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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