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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한겨레·중앙일보, '정치인 입각’ 사설 비교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신임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김부겸(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김현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도종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한겨레>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신임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김부겸(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김현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도종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한겨레>자료사진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한겨레 사설] 여당 의원 4명 입각, 관료사회 혁신 계기 되길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 4명을 1기 내각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역대 정권에서 초대 내각에 정치인을 대거 기용한 경우는 드문 일이다. 정치인들은 비교적 국민 여론에 민감하고 국회와 소통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많다.

 

청와대는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친 지역구 의원을 발탁하면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무난하게 넘기고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장관 직무 수행에 필요한 자질, 도덕성을 따지는 인사청문회와 지역구 선거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행여라도 국회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검증을 소홀히 하거나 대충 넘기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후보자 4명의 전문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치인들에겐 다른 장점이 많다. 갈등을 조율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데 능하며, 국회 상임위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헌신해온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는 지역통합과 균형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나, 시인인 도종환 문화부 장관 후보자도 전문성과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여성인 김현미 의원을 핵심 부처로 꼽히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지금껏 여성 국토부 장관은 없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의지를 높인 대목으로 평가한다.

 

역대 정권에서 정치인 입각은 충성파에 대한 ‘보은용’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통령이 ‘정치인 입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장관 자리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는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 정치인 입각 후보자 4명의 면면을 보건대 도종환 의원을 제외하면 문 대통령의 측근이나 ‘친문 정치인’으로 분류되지 않는 인물들이다. 여당 의원 4명의 입각이 수평적 당·청 관계를 해치는 원인이 아니라 청와대와 집권당의 안정적 관계를 구축하는 발판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정치인 장관’에 거는 기대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무엇보다 부처 내부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외부자의 시선으로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일이 중요하다.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거나 하명만 기다리는 장관이어선 곤란하다. 국민은 여론에 귀 기울이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소신 장관’을 기대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정치인 대거 입각, 기대와 우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지명됐다. 김부겸·김현미·김영춘·도종환 의원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이 통과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추가 장관 인선안을 발표했다. 여당 추천 절차를 거친 발탁인 만큼 민주당 정부란 상징성이 확인됐다. 여기에다 지역과 여성 배려 등을 고려한 다목적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내각 인선이 검증 과정에서 꼬이자 인사청문회 통과 등을 염두에 두고 ‘의원 입각'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있다. 현직 국회의원은 선거를 통해 일차적으로 국민 검증을 받은 데다 동료 의원으로 국회에서 얼굴을 맞대 청문 과정에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 의원 입각은 국회와의 협치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에 따라 의원 입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2차 의원 입각으로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의원 입각에는 일단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 정부 출범 초기 개혁 드라이브를 강도 높게 추진하려면 여권의 중량감 있는 의원을 이른바 실세 장관으로 임명하는 게 부처 장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통령이 국회를 중심으로 여야 정당과 소통하려면 중매에 나설 인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전임 박근혜 정부의 맹점으로 지목돼온 정무 감각 미흡과 소통 부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의 정치인 입각이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높은 기대와 함께 깊은 우려도 지우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지역구 의원들이 입각해 의원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건 ‘의원 직무의 성실한 수행'을 위배하는 일이다. 해당 정치인들이 국정 수행에 전념하기보다 장관 자리를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징검다리로 삼는 부작용도 따져봐야 한다. 가뜩이나 대선 과정을 거치며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도를 넘었다는 개탄이 나오는 마당이다. 집권당 내에서 나름대로 입김을 발휘하는 실세 의원들이 행정부로 진출할 경우 행정의 정치화가 현실화될 수 있어 걱정이다.

 

여러 정권을 거치며 의원 입각을 보는 국민 인식엔 변화가 있다. 장관직을 전리품으로 여기는 집권당 풍토에는 여론이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집권당 원내대표가 줄줄이 입각하고 장관 7명이 출마를 위해 한꺼번에 정부를 떠나는 등 정부와 국회의 경계가 무너져 여당이 청와대의 부속 기관쯤으로 전락한 게 불과 얼마 전인 박근혜 정권의 ‘적폐'였다. 그런 만큼 정치인 출신 장관 임명엔 엄격한 전제가 따라야 한다. 논공행상 차원이어선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

 

정치인이란 이유만으로 내각에 기용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정치인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 기용은 대내외 소통 또는 정치적 감각과 수완이 필요한 분야에 국한되는 게 옳다. 뚜렷한 원칙 없이 정치인 기용만 늘어나면 포퓰리즘 내각으로 흐르기 쉽다. 특히 전문적인 행정과 지식이 필요한 자리에 비전문가인 정치인을 앉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적재적소라는 인사의 대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논리 대 논리]

 

4명 장관 후보자 장점 부각한 ‘한겨레’…높은 기대와 함께 우려 강조한 ‘중앙’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내각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동안 역대 정권에서 초대 내각 구성에 이번처럼 정치인을 대거 기용한 경우는 드물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이 통과 쪽으로 방향이 잡히자 곧이어 정치인들로 추가 장관 인선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과 한겨레의 사설은 일단 현 상황에서 정치인을 대거 입각시키는 현 정부의 입장과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평가에 있어서는 사뭇 시각차를 보인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한마디로 중앙은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소극적인 지지 입장이지만 한겨레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많다’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지지를 나타낸다. 이런 미묘한 시각차는 사설 제목에서도 읽힌다. 중앙은 ‘정치인 대거 입각, 기대와 우려’인 반면, 한겨레 사설 제목은 ‘여당 의원 4명 입각, 관료사회 혁신 계기 되길’로 느낌이 다르다. 한편, 중앙은 여당 추천 절차를 거친 발탁인 만큼 민주당 정부란 상징성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지역과 여성 배려 등을 고려한 다목적 의미가 담긴 인사라는 주장이다. 여기에다가 검증 과정이 꼬이자 인사청문회 통과 등을 염두에 두고 의원 입각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점을 덧붙인다. 의원 입각은 국회와의 협치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도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겨레 또한 ‘청와대가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친 지역구 의원을 발탁하면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무난하게 넘기고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중앙과 비슷한 주장을 편다. 실제로 지역구 국회의원 가운데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이 없다는 점까지도 상기시키고 있다.

 

중앙은 일단 의원 입각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높은 기대와 함께 깊은 우려도 지우기 어렵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원칙적으로 지역구 의원들이 입각해 의원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건 ‘의원 직무의 성실한 수행’을 위배하는 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해당 정치인들이 국정 수행에 전념하기보다 장관 자리를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징검다리로 삼는 부작용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대선 과정을 거치며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도를 넘었다는 개탄이 나오는 마당이어서 집권당 내에서 나름대로 입김을 발휘하는 실세 의원들이 행정부로 진출할 경우 행정의 정치화가 현실화될 수 있어 걱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겨레 역시 장관 직무 수행에 필요한 자질, 도덕성을 따지는 인사청문회와 지역구 선거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행여라도 국회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검증을 소홀히 하거나 대충 넘어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란 점을 지적한다. 다만, 한겨레는 상대적으로 이번에 지명된 4명의 여당 의원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좀더 적극적이다. 김부겸·김영춘·도종환·김현미 의원 각각의 장점과 능력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그들이 장관 후보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의원 입각에 대한 국민 인식이 변해 장관직을 전리품으로 여기는 집권당 풍토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 박근혜 정권의 비슷한 사례를 ‘적폐’로까지 간주하면서 정치인 출신 장관 임명엔 엄격한 전제가 따라야 하고 논공행상 차원이어선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경고를 덧붙인다. 다만,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내각에 기용 못할 이유가 없지만 정치인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구분해서 대내외 소통 또는 정치적 감각과 수완이 필요한 분야에 국한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전문적인 행정과 지식이 필요한 자리에 비전문가인 정치인을 앉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역시 역대 정권에서 정치인 입각은 충성파에 대한 보은용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이 장관 자리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는 여당이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번 정치인 입각 후보자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 측근이거나 이른바 ‘친문 정치인’으로 분류되지 않는 인물들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들이 청와대와 집권당의 안정적 관계를 구축하는 발판으로 작용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거나 하명만 기다리는 장관이 아니라 여론에 귀 기울이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소신 장관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추천 도서]

 

한국의 장관들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 지음, 티핑포인트 펴냄, 2016년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후 지난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1000명의 전·현직 장관들을 통해 살펴보는 시대의 변화상을 담은 책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요즈음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여겨져 추천한다.

 

 

[추천 도서]

 

문재인 사람들: 누가 새정부를 움직이는가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지음, 한경비피(BP) 펴냄, 2017년

 

 

정부 관료, 청와대 참모, 자문 교수 등 문재인 시대를 이끄는 사람들 222명을 탐구한 책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 구성과 정치인 입각에 대한 본 사설의 이해를 위해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역대 정치인 입각 사례

 

 

이번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에 정치인이 대거 입각하게 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역대 정권에서의 사례를 살펴보는 일은 의미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출범 초기에는 18개 부처 가운데 단 두 곳에 현역 정치인을 기용하였으나 집권 4년간 국무위원 4명 가운데 1명이 현역 의원일 정도로 정치인 출신들이 많았다. 조각 당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5일 만에 사퇴하고, 김종훈(미래창조과학부)·김병관(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이 연이어 낙마하자 상대적으로 인사검증에서 자유로운 정치인들의 입각이 활발해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현역 의원의 초대 내각 참여를 원칙적으로 배제했는데 국무위원 16개 자리 가운데 한승수 초대 국무총리가 전직 의원 출신일 정도로 정치인 입각이 드물었다. 그러나 ‘광우병 촛불시위’ 사태로 위기를 겪으면서 측근 정치인의 내각 참여가 활발해졌는데, 전재희·임태희 당시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특임장관도 신설해 주호영 의원에게 자리를 맡겼다. 노무현 정부 1기 내각의 경우 중진 정치인인 한명숙(환경부)·김영진(농림부) 장관만이 20명의 국무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5년 임기 동안 국무위원을 거쳐간 81명 중 11명이 현역 의원으로 역대 정부 가운데 정치인 입각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2004년 3월 탄핵 사태 이후 실세 장관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 이해찬 국무총리를 필두로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포함해 총 8명을 대거 내각에 기용했다. 김대중 정부는 초대 국무위원 19명 중 9명이 현역 의원 신분이었을 정도로 정치인의 내각 참여가 활발했는데, ‘디제이피(DJP) 연합’으로 정권 창출을 이뤄내면서 국무총리로 자유민주연합 소속이던 김종필·박태준·이한동 의원이 차례로 입각했다. 이처럼 역대 정권마다 정치인 입각은 다양한 명분과 사정으로 이루어졌는데 문제는 정치인들의 장관직 수행 성과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에 포함된 4명의 정치인들은 청문회 통과 이후 국정 수행 과정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