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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아동권리의 위기… 아이들의 선언에 응답하려면 아동·청소년 참여형 기후행동 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어셈블 청소년 운영진 3명이 '미래세대를 위한 글로벌 아동기후권리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가뭄으로 식수를 구하러 먼 길을 걷고, 폭염과 집중호우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한다. 세계 여러 나라 아동들이 전한 기후위기는 건강과 교육,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의 문제였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세이브더칠드런 기후 행동 콘퍼런스'에서는 아동의 경험과 요구를 정책과 재원, 현장의 변화로 연결할 방안을 논의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9월24일 '기후 행동의 날'을 앞두고 '아동의 목소리, 국가를 잇는 기후 행동'을 주제로 마련한 자리였다.아동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기후권리이번 콘퍼런스는 아동의 경험과 요구를 듣는 데서 시작해, 이를 정책과 실천으로 연결할 방안을 찾는 순서로 열렸다. 오전 행사에서는 한국·네팔·일본·몽골·베트남·마다가스카르 아동들이 직접 겪은 기후위기와 아동 중심 기후행동에 관한 영상을 시청한 후,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청소년 참여형 기후행동 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어셈블 청소년 운영진 3명이 '미래세대를 위한 글로벌 아동기후권리선언'을 낭독했다. 아동기후권리선언은 영상에 참여한 6개국 아동들의 경험과 제안을 모아 검토하고 동의한 공동선언이다. 홍수와 해안 침식, 사막화 등 위기 모습은 달랐지만, 아이들은 건강과 배움, 안전한 일상을 지킬 권리를 공동의 요구로 정리했다.“우리는 모든 아동이 기후위기 속에서도 배우고, 놀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가 있음을 선언합니다.”일곱 항목의 선언에는 학습과 놀이를 이어갈 환경, 심리적 지원과 지속적인 기후교육에 대한 요구가 담겼다. 정부와 기업, 학교, 국제사회에는 기후정책과 사업의 계획·결정·평가 전 과정에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고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기후취약국 아동을 위한 재원·기술·교육·재난대응 협력도 요구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지혜 의원은 축사를 통해 해외 여러 국가에서 아동·청소년의 기후정책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아동·청소년의 목소리가 기후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행사 참석자들에게 미래세대의 권리 보장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이어서 진행된 '아동 중심 기후행동, 현장의 이야기를 잇다' 토크콘서트에서는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세이브더칠드런 어셈블' '도전! 레드벨' 참여 아동과 담당자들이 경험을 나눴다. 아동이 직접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제안하는 활동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려면, 지역사회와 정부·기업도 그 목소리에 응답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아동 중심 기후행동, 현장의 이야기를 잇다' 토크콘서트에서 '마이 포레스트 차일드' '세이브더칠드런 어셈블' '도전! 레드벨' 참여 아동과 담당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불평등한 기후위기, 아동권리 실현할 조건오후에 이어진 전문가 포럼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의 '기후위기와 국가 및 세대 간 구조적 불평등'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윤 원장은 “누가 위기를 더 많이 만들었고, 누가 피해를 감당하며, 누가 대응을 결정하는지 질문하며 기후위기가 국가와 세대 간 불평등과 맞닿아 있음”을 설명했다. 같은 재난이라도 예측 기술과 주거, 의료·교육 체계, 복구 재정 등에 따라 피해가 달라지는 만큼 국가 간 불평등은 기후위기에 대응할 자원과 권한의 차이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세대 간 불평등도 이와 맞닿아 있다. 아동은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영향을 오래 감당하고, 이를 바꾸는 결정에는 참여하기 어렵다. 윤 원장은 “미래세대의 권리는 미래에 가서 보호하면 되는 권리가 아니”라며 배출량과 누린 편익, 위험을 알고도 대응을 미뤘는지, 전환 능력이 있는지를 고려해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알버트 살라망카 스톡홀름환경연구소 아시아 사무소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간 기후 불평등과 글로벌 거버넌스의 한계' 발표에서 참여와 권한의 차이를 짚었다. 국가 간 협상력과 전문 역량의 차이,작은 지역기관에 불리한 복잡한 재원 접근 요건, 약속 불이행의 책임을 묻고 피해를 구제할 통로의 한계가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를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그는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서 나아가 아동과 기후취약국이 의사결정과 재원 배분의 결과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재경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기후위기대응1팀장은 글로벌 기후 대응 활동과 제언을 소개하며 “아동 참여는 단순한 의견 수렴이 아니라 실제 영향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아동의 권리와 참여를 제도화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기후 정책 수립 과정 내 아동 참여와 아동영향평가 제도화, ▲'아동마커'(Child Marker) 도입과 아동 필수 서비스 투자 확대, ▲기업 ESG 전략 내 아동권리 통합, ▲아동 중심 기후투자의 효과 검증과 아동 민감 지표 개발, ▲아동의 목소리 반영을 위한 시민사회의 공동행동 등을 제안했다. 여기서 아동마커란 재원이 아동에게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투자되는지 추적하기 위한 체계를 말한다.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9월24일 '기후 행동의 날'을 앞두고 '아동의 목소리, 국가를 잇는 기후 행동'을 주제로 마련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아동 중심 기후 행동 위해 필요한 변화에 대한 고민패널토론에서는 장병일 카이스트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초빙교수·그린아이디어랩 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정부, 국제기구, 학계, 기후테크, 시민사회, 언론 분야 전문가들이 각자 역할을 논의했다. 기후재원과 조기경보체계, 기업의 기후전략과 지역사회 등 다양한 영역을 아동권리라는 공통의 기준으로 살피는 자리였다.오진웅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기후시민소통국장은 시민이 정책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참여하는 기후시민회의의 취지를 설명했다. 시민의 권고안에 정부 부처가 수용 여부와 이유, 이행계획을 답하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미래세대의 목소리도 정부의 책임 있는 응답과 정책 실행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연지 녹색기후기금(GCF) 독립평가국 지식경영 전문가는 아동·청소년의 필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기후재원 체계를 짚었다. 청년 기후 리더의 사업·재원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집단 간 연대를 강화하며, 지원 효과를 추적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체계를 갖추자는 제안이었다.최하연 카이스트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는 아동의 구체적인 생활 환경과 경험을 연구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기후정보·교육·보건·사회보호를 연결하는 일도 강조했다. 폭염경보를 받아도 학교에 냉방·식수·전력이 부족하면 대응은 제한된다. 어떤 체계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로 아동의 건강 피해와 교육 중단을 줄였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최용상 이화여대 교수·레인버드지오 대표는 관측 정보가 부족한 지역에서 위성으로 위험을 파악하고 휴대전화로 경보를 전달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관측·예측 기술을 현장의 시민사회 조직과 연결하고, 성과도 경보 발령 자체보다 누구에게 도달해 어떤 행동으로 이어졌는지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호자와 교사가 제때 판단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은 2025년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ESG 보고서 분석 결과, 97개사가 아동을 언급했지만 기후전략과 아동권리를 연결한 내용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과 개발한 ESG 기후위기 대응 아동권리 지표는기업이 아동을 주요 이해관계자로 명시했는지, 기후전략 수립에 미래세대인 아동의 권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지 등을 점검한다. 김 소장은 기업이 아동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소통하고 그 의견을 경영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윤지로 클리프 대표·기자는 기후취약국과 아동을 피해자로만 다루는 보도에서 벗어나, 스스로 대응할 역량을 갖추는 데 무엇이 부족한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관측 인프라 취재 경험을 들며 현지 연구자와 지역사회의 위험을 해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주체로 조명할 필요성을 짚었다.패널들의 발언에 이은 질의응답에서는 기후재원을 가장 취약한 아동에게 전달할 방법, 연구의 사각지대, 장애나 거주 지역에 따른 참여의 장벽을 줄일 방안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갔다.이날 콘퍼런스는 아동의 목소리를 듣는 데서 나아가, 그 권리를 실제로 보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자리였다. 아동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고, 재원과 기술이 필요한 곳에 도달하며, 실제로 아동의 삶이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각 주체가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다 할지 구체화한 것이다.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중심 기후 대응이 국내외 주요 의제로 확산되도록 앞으로도 정부·국제기구·기업·학계·시민사회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총장은 “아동의 목소리와 참여가 기후정책과 재원, 현장의 실천에 반영돼 아동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은하 객원기자,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
수리상점부터 어린이 마켓까지…자원순환 나들이 해볼까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는 오는 19일 무료 체험교육 '장난감 속 들여다보기'가 열린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제공구멍 난 바지, 실밥이 풀린 인형, 쓰다 만 공책….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버리기 아까운 것들이 많다. 이럴 때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까?” 하고 이야기를 나눠보자. 떨어진 단추를 달고, 작아진 옷의 다음 주인을 찾는 일도 자원순환의 시작이다. 특별한 재료나 거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곁에 있는 물건을 오래, 충분히 사용하는 경험이다.왜 안 쓰는지, 더 쓸 수 있는지 살펴보기아이가 자라면서 필요한 물건도 달라진다. 지난해 잘 맞던 옷과 신발이 작아지고, 한동안 손에서 놓지 않던 장난감에도 관심이 뜸해진다. 하지만 아이에게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물건의 쓸모까지 다한 것은 아니다. 새 물건을 마련하는 것만큼 쓰지 않게 된 물건의 다음 쓰임도 생각해볼 만하다.자원순환 교육은 무조건 새것 대신 낡은 것을 쓰라고 가르치는 일이 아니다. 물건이 만들어져 쓰이고 버려지는 과정을 살피며 우리의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가는 일이다.정리할 물건은 아이와 상태를 살피며 더 쓸 것, 손보면 쓸 것, 다른 사람에게 건넬 것 등으로 나눠보자. 싫증 난 장난감과 고장 난 장난감은 다르고, 작아진 옷과 낡아서 입지 못하는 옷은 다르다. “왜 쓰지 않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할까?”라고 물으며 다음 쓰임을 찾아볼 수 있다.고장 나거나 해진 물건은 직접 손을 보며 사용 기간을 늘려보자. 처음부터 모두 꺼내놓으면 밀린 집안일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 주말에 잠깐 시간을 정해 아이가 다시 쓰고 싶은 물건 한 개만 골라 고쳐보면 좋다. 단추가 떨어진 옷은 단추를 달았던 천도 찢어졌는지 살핀다. 구멍 난 바지는 주변 천이 얼마나 해졌는지 보고 덧댈 천을 고른다. 인형의 봉제선이 벌어졌으면 어디까지 꿰매야 할지 살펴보자.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부터 함께 찾는 과정이다.쉽게 버리고 새로 살 수 있는 양말 한 짝도 수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발에 잘 맞고 주변 천이 튼튼하다면 구멍을 메워 다시 신어보자. 아이가 좋아하는 색의 실을 고르고 보호자와 함께 손보면 평범한 양말에도 이야기가 생긴다. 놀이하듯 고쳐본 경험은 물건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문구류 정리해 '우리집 문구점' 만들어보기 바느질이나 공구 사용이 부담스럽다면 흩어진 물건을 모아 다시 쓰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서랍 속 쓰다 만 연필과 지우개, 공책 등을 한곳에 모아 '우리 집 문구점'을 만들어보자. 펜이 잘 나오는지, 공책에 빈 쪽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 종류별로 정리하고 준비물이 필요할 때는 이곳부터 찾아보는 방식이다. 새로 사기 전에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빌리거나 함께 사용하는 것도 폐기물을 줄이는 실천이다.장난감은 아이와 상의해 일부를 따로 보관했다가 번갈아 꺼내며 사용해볼 수도 있다. 친구나 이웃 가족과 물물교환을 해도 좋다. 이때는 다음 사용자가 바로 쓸 수 있도록 옷을 세탁하고, 보드게임과 퍼즐의 구성품을 세고, 책의 파손이나 낙서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점검을 해보자. 아이가 직접 사용법과 상태를 적은 설명표를 붙이게 하는 방법도 있다.나눌 물건을 고를 때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보호자 눈에는 쓰지 않는 물건이어도 아이에게는 간직하고 싶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지금 건넬 수 있는 것부터 고르고, 헤어지기 어려운 것은 남겨두자. 다른 사람이 쓰기 어려운 물건을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넘기지 않는지도 살펴야 한다. 받는 사람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지, 상태를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까지가 나눔의 과정이다.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10월10일 'DDP 상생마켓: 어린이 경제 마켓'이 열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제공지역의 공간·프로그램 활용하기 집에서 시작한 고쳐 쓰기와 나눠 쓰기를 지역의 공간과 프로그램으로 확장해봐도 좋다. 수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생활 기술을 배우거나, 물건의 새 주인을 찾는 마켓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인천 미추홀구의 키니스장난감병원은 은퇴한 시니어들이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곳이다. 방문·택배 수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어린이가 직접 고치는 체험 수업은 아니다. 접수 절차와 수리 가능한 품목, 택배 이용 조건은 키니스장난감병원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수리를 맡기기 전 아이와 고장 증상을 적어보고, 돌아온 장난감 상태를 확인하며 안내받은 사용법을 적용해보자. 수리를 의뢰하고 기다렸다가 다시 사용하는 과정도 하나의 생활 경험이 된다.서울 마포구 망원동 수리상점 곰손은 우산 수리와 바느질 등 고쳐 쓰는 생활기술을 다양하게 나누는 공간이다. 워크숍마다 내용과 대상이 다르므로 일정을 살펴보고 어린이·청소년 동반 참여 가능 여부와 준비물, 비용을 문의해보면 좋다.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는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과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 문화를 경험하는 복합공간이다. 이번달 19일에는 무료 체험교육 '장난감 속 들여다보기'가 열린다. 장난감의 부품과 재료를 관찰하고 소재별로 분류하며 물건이 만들어지는 방식과 자원순환의 의미를 알아본다. 이밖에도 다양한 체험교육이 상시 진행된다. 참여 연령과 회차별 시간, 예약 가능 여부는 누리집 '투어&체험교육'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이가 직접 물건을 사고팔며 재사용을 경험할 기회도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10월10일 오전 11시∼오후 5시 'DDP 상생마켓: 어린이 경제 마켓'이 열린다. 어린이가 판매자가 돼 장난감과 도서 등을 사고팔고 나누며 경제 개념과 자원순환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만 5∼12살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신청은 9월21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박은아 객원기자 -
9월은 독서의 달…아이와 함께 책 행사 즐겨볼까 독서의 달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 제공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광장과 공원에 마련된 야외도서관부터 체험형 동화구연, 가족 독서 프로그램, 청소년 작가와의 만남까지 선택지도 다양하다. 선선해진 가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고 듣고 움직이며 즐기는 독서 나들이를 떠나보자.아이 성향 맞는 다양한 행사 고르는 재미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독서의 달 표어를 '그냥 좋아서(書)'로 정하고 지역서점과 도서관, 출판사 등 1572개 기관·단체·기업과 함께 전국에서 독서문화 행사 1만여 건을 진행한다.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나누는 데 꼭 거창한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담은 표어다. 작가와의 만남과 강연뿐만 아니라 야외독서, 공연, 그림책 전시, 디지털 체험 등 책을 만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오래 앉아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와 활동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해볼 수 있다.가장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은 야외도서관이다. 혹서기 동안 휴장했던 서울야외도서관이 9월 다시 문을 연다. 11월1일까지 서울광장의 '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의 '광화문 책마당', 청계천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 '책읽는 맑은냇가'에서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린다. 9월에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야간도서관으로 운영하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광장 잔디에 자리잡고 책을 읽거나, 청계천을 산책하다 물가의 독서 공간에 머물러보기 좋다. 장소별 세부 일정이나 운영 시간은 광장 행사와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책과 신체활동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9월12일 동대문구청 미래광장과 다목적강당 등에서 열리는 '2026 동대문구 북 페스티벌'을 살펴볼 만하다. 올해 주제는 '책력장-펼쳐라 책, 뛰어라 몸!'이다. 책을 단서 삼아 움직이는 '독서 피트니스'와 '몸으로 읽는 책', 어린이 독서 장려 뮤지컬 '이야기 구출 대작전!', 체험 부스와 도서관 탐방 미션 등이 활동적으로 책을 즐기게 해준다.초등 고학년이나 청소년과 함께라면 9월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는 문학주간 2026 '곁눈질'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6일에는 여러 나라의 예술적인 어린이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19일에는 동화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 완간을 기념한 이현 작가의 북토크와 뮤지컬 갈라쇼가 열린다. 20일에는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들과 청소년문학을 이야기하는 '청소년의 세계를 들여다본다는 것', 청소년 문학 창작 플랫폼 참여자들이 직접 작품을 고르고 이야기하는 '2026 글틴이 뽑은 오늘의 문학'이 이어진다. 자세한 일정 확인과 사전 예약은 문학주간 2026 안내 페이지 또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할 수 있다.문학주간 2026 '곁눈질' 포스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집 근처 도서관에서 시작하는 가족독서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가까운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에서 알찬 독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23개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연령과 관심사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먼저 19일 동대문도서관에서는 가족이 일본과 적도기니의 전통 음식을 만들고 맛보며 문화를 알아보는 '가족과 함께 지구 한 바퀴'가 열린다. 같은 날 정독도서관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독서토론 코칭을 받는 '가족과 함께 정독(情讀)' 2기가 시작된다. 9월19일과 10월17일, 11월21일 등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모두 세 차례 진행된다.어린이가 책에서 출발해 직접 만들고 표현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어린이도서관에서는 19일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들을 류미정 작가와의 만남을 연다. 동화 '내 손에 행운 카드'의 창작 이야기를 듣고 자신만의 행운 카드를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20일 송파도서관에서는 초등 저학년을 위한 '원데이 창의 미술 클래스'가 진행돼 책과 미술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초등 고학년이나 청소년, 보호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강연도 마련된다. 16일 고척도서관에서는 호메로스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함께 읽는 '우리는 왜 여전히 오디세이아를 만나는가'가 열린다. 김원익 홍익대 문과대 교수가 오래된 고전이 오늘날에도 계속 읽히는 이유와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19일 동작도서관에서는 보호자를 위한 'AI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 아이 교육 로드맵' 강연이 열려 인공지능 시대 자녀교육의 방향을 살펴본다. 같은 날 강남도서관에서는 윤서영 작가가 'MBTI 유형별 스트레스 해소법'을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진행한다.프로그램 신청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을 통해 할 수 있다. 인기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조기에 마감될 수 있으므로 각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누리집에서 신청 여부와 남은 좌석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도곡정보문화도서관은 9월19일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를 함께 읽고 진행하는 `아르테미스, 달빛 기지를 부탁해!'를 진행하며, 같은 날 어린이자료실에서는 다양한 미션에 참여하고 야광 팔찌를 만들어보는 `열두 별의 초대'가 진행된다. 9월 내내 도서관 곳곳에서는 책과 우주를 주제로 한 전시와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된다. 그림책을 증강현실(AR)로 체험하는 '움직이는 그림책', 대출 권수를 두 배로 확대하는 '두배 대출 이벤트', 명작 SF영화와 원작 소설을 함께 소개하는 '별 너머의 이야기' 등을 통해 도서관에서 다채롭게 독서의 달을 즐길 수 있다.동대문구 북페스티벌 책력장 포스터. 동대문구 제공청소년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 운영9월의 책 행사는 수도권에만 몰려 있지 않다. 지역 도서관과 교육청 등 거주 지역의 지자체에서 마련한 행사를 먼저 찾아보자. 주말에는 독서 행사가 열리는 도시로 짧은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충남 공주에서는 9월12일 아트센터 고마 야외무대 일원에서 '2026년 공주시 도서관 책축제-전지적 독서시점'이 열린다. 초등학교 3∼6학년이 참여하는 독서 골든벨과 유아·초등학생 대상 전국 독후감상화 그리기 대회, 김중석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공공·작은도서관 체험 부스 등이 마련된다. 일부 경연과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강원 원주에서는 9월12∼13일 시립중앙도서관과 단구근린공원 열린광장에서 '2026 원주 독서대전'이 열린다. '거리에서 만난 책'을 주제로 12일에는 '낙엽스낵'과 '벚꽃팝콘'을 만든 백유연 작가가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 2시부터는 공원에서 야외도서관과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13일에는 김유 작가의 동화를 무대로 옮긴 어린이 입체낭독극 '겁보만보'가 열리고, 낮 12시부터는 야외도서관과 체험 부스, 공연을 현장에서 즐길 수 있다. 축제 날짜를 놓치더라도 9월30일까지 원주시립중앙도서관에서 백유연 작가의 사계절 만찬 그림책을 바탕으로 한 체험형 전시 '책으로 만난 계절'을 관람할 수 있다. '벚꽃팝콘'과 '풀잎국수' 등에 등장하는 계절과 음식을 공간으로 확장한 전시다.전북 전주에서는 9월11일부터 13일까지 전주한벽문화관 일원에서 제9회 전주독서대전이 열린다. '달려라 책'을 주제로 출판사와 서점, 독서동아리 등 60여 개 기관·단체가 참여해 73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자신의 인생책을 다른 독자에게 건네고 새로운 책을 받아보는 '인생책 선물 책방', 가족이 몸을 움직이며 참여하는 '추억을 달리다! 명랑운동회', 시낭송과 음악을 결합한 '낭독과 음악 산책'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세대가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과 세대별 콘텐츠도 운영된다.올해 '대한민국 책의 도시'로 선정된 춘천에서는 9월18일부터 20일까지 '2026 대한민국 독서대전' 본행사가 열린다. 김유정문학촌과 공지천 온의교 일대에서 강연과 북토크, 학술 토론, 북캠프, '책멍때리기 대회' 등을 진행한다. 공지천 일대에는 북페어와 책을 활용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고, 저녁에는 책과 음악·문화예술을 결합한 공연과 야외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일부 강연과 체험은 선착순 사전 모집으로 진행한다.전국의 독서의 달 일정은 독서정보 누리집 '독서인'에서 기관과 프로그램 유형, 지역별로 검색할 수 있다. 사전 신청 프로그램은 조기에 마감될 수 있고 야외 행사는 날씨에 따라 취소되거나 장소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직전 주최 기관의 공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박은아 객원기자 -
“천천히 읽고, 멀리 돌아가야 오래 남는다” 윤병임 교사는 한 달에 한 권, 6개월에 한 권이라도 가족이 함께 읽으며 아이들과 즐거운 경험을 쌓는 것이 샛길독서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본인 제공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한 권의 책을 오래 읽는 일은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부천 부일중학교 윤병임 교사는 이런 시대에 오히려 '천천히, 멀리 돌아가며 읽는 독서'를 제안한다. 하시모토 다케시의 '슬로리딩'에서 출발해 만든 '샛길독서'는 책 속 호기심을 탐구와 체험, 글쓰기로 확장하는 독서법이다. 아이들에게 왜 천천히 읽는 경험이 필요한지, 가정에서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윤 교사에게 물었다.–하시모토 다케시가 실천한 '슬로리딩'에서 영감을 받아 샛길독서를 만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다른 엄마들과 책을 읽으며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다 처음 슬로리딩을 접했다. 책에 나온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시모토 다케시의 슬로리딩은 고등학생들과 책 한 권을 3년 동안 읽으며 학생들이 각자의 호기심이나 연구 주제를 가지고 깊이 파고드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초등 저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아이들의 수준과 우리나라 상황에 맞고, 가정에서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본 방향은 슬로리딩과 다르지 않다. 다만 연구하고 탐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체험 활동을 많이 넣었다. 책에 나온 장소에 직접 가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실제 경험으로 연결하는 식이다.”교사들을 대상으로 샛길독서에 대한 연수를 하고 있는 윤병임 교사. 본인 제공–숏폼이나 짧은 콘텐츠에 익숙한 아이들이 한 권을 천천히 읽는 일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슬로리딩은 한 권의 책을 오랜 기간 읽지만 한번에 읽어야 하는 양은 오히려 적다. 예를 들어 한 권을 한 주에 한 장씩 나눠 읽는 식이다. 한번에 처리해야 하는 양은 작지만 하나의 책, 하나의 주제를 계속 이어가면서 긴 맥락을 따라갈 수 있다. 그래서 천천히 읽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가정에서 샛길독서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떻게 시도해볼 수 있을까.“처음부터 거창한 활동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한 주에 한 챕터씩 읽기로 했다면 우선 함께 읽는 데 집중하면 된다. 홀수 페이지는 부모가 읽고 짝수 페이지는 아이가 읽는 식으로 나눠 읽어도 좋다. 한 챕터를 읽고 나서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볼 수 있고, 책에 등장하는 장소가 궁금하면 검색해볼 수도 있다. 책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보고, 주말에 실제로 가보는 식이다. 무엇을 반드시 무엇과 연결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찾아보고, 체험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한 권을 오래 읽으면 다양한 책을 많이 읽는 '다독'과는 멀어지는 것 아닌가.“슬로리딩을 하다 보면 오히려 자연스럽게 다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고 하면 책을 읽다가 작가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질 수도 있고, 그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궁금해 같은 시대를 다룬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역사 속 인물 한 명을 읽다가 관련된 다른 인물이나 기록이 궁금해 또 다른 책을 찾아 읽는 식이다. '여러 권 읽어야 해'라고 숙제를 주지 않아도 호기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 권을 읽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슬로리딩은 다독을 방해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다른 책으로 이어주는 통로가 된다고 생각한다.”–아이 연령에 따라 보호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가족 독서를 기준으로 보면 초등 저학년은 아무래도 부모가 이끌어주는 몫이 더 크다. 그림책 등을 골라 함께 읽되, 만들기나 그리기처럼 아이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넣어주면 좋다. 초등 3학년 정도부터는 짧은 글쓰기를 조금씩 시작하고, 어떤 활동을 할지도 아이에게 의견을 물어보면 좋다.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책 자체를 아이가 고르거나 어떤 샛길 활동을 할지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식으로 선택권을 점점 더 많이 넘겨줄 수 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주도권은 아이에게 넘기고 어른은 뒤에서 보조하고 지원하는 방식이 좋다.”참출판사 제공–샛길독서에서는 독서 후 글쓰기를 강조한다. 독후감을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200쪽짜리 책을 다 읽고 갑자기 '이제 독후감 써'라고 하는 방식은 아니다. 10쪽을 읽었다면 그 부분에서 인상적인 글귀 하나와 생각을 짧게 적고, 다시 10쪽을 읽은 뒤 또 조금 써보는 것이다. 이런 작은 글들이 계속 쌓이면 책을 다 읽었을 때 그것들을 펼쳐놓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고르거나 서로 연결하면서 훨씬 쉽게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다. 글쓰기는 단번에 빨리 늘기 어렵다. 그래서 책을 조금 읽고 조금씩 쓰는 경험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마지막으로 아이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고 싶은 보호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억지로 숙제처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경우 아이들과 어디 갈 때 책에 나온 장소만 앞세우지 않고, 주변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경험을 함께 붙였다. 책과 이미 많이 멀어진 아이라면 책을 전면에 세우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도서관 가서 책 읽자'라고 하기보다 '도서관에서 책 빌리고 카페 가서 샌드위치 먹으면서 볼까?'라고 하는 거다. 아예 도서관에 가서 책은 안보고 공터에서 재미있는 놀이만 하다가 올 수도 있다. 우선은 책을 즐거운 경험과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부모도 힘들지 않을 때 했으면 좋겠다. 가족에게 부담되지 않는 방식을 찾았으면 한다. 사실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내가 더 좋았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희생하면서 하는 것만이 가족 독서는 아니다. 함께 읽은 책이 있으면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지고, 일상에서 어떤 장면을 보면 '우리 그때 그 책 기억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게 가족만의 추억과 문화가 생긴다. 한 달에 한 권, 6개월에 한 권이라도 좋은 책 한 권을 함께 읽으면서 호기심이 닿는 곳을 하나씩 찾아가보면 좋겠다.”박은아 객원기자© Hankyoreh Media Group All Rights Reserved.








